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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야구와 경영 - 만루작전 편 1> - 심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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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8-14 17:27 조회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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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루작전: 당신이 배수진을 쳐야 할 때 >

이순신 장군 동상

18일 정미, 맑다. 새벽에 이덕필과 변홍달이 와서 전하길 “16일 새벽에 수군이 대패했습니다. 통제사 원균과 전라 우수사 이억기와 충청 수사 최호와 뭇 장수들이 다수 살해당했습니다."라고 하였다. 통곡을 이기지 못했다. 이순신이 1597년 7월 18일에 쓴 <정유 일기>의 한 대목. 칠천량 해전으로 조선 수군은 궤멸되었다. 이 참담한 소식을 접한 선조는 어쩔 수 없이 도원수 권율의 휘하에서 백의종군하고 있던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복직시켰다. 하지만, 정작 돌아온 이순신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순신은 암담했다. 13척의 배로 대체 어떻게 133척의 왜군의 배를 물리친단 말인가. 그는 결심했다. 울돌목에 배수진(背水陣)을 치기로. 뒤로 후퇴하면 물에 빠져 죽고,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앞에 있는 적과 싸워 이기는 것밖에 없었다. 배수진은 바로 ‘해로운 것을 싫어하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전술에 활용한 것이었다.

오늘날 이순신 장군의 후예인 야구 감독들은 타자 두 명이 루 상에 나가 있을 때, 오히려 한 명의 타자를 고의사구로 루상에 나가게 만들어 루를 꽉 채우고 싸운다. 야구 감독의 가장 극단적인 전법이요, 전세 역전을 노리는 최후의 카드로 사용되어 온 배수진이 바로 만루작전이다. 만루 작전은 일종의 극약처방이자 독약처방이라 할 수 있다. 잃으면 대량 실점뿐. 감독에 의해 타율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이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런 해로운 상황을 싫어한다. 그래서 투수가 온 힘을 다해 무시무시한 마구(魔球)를 던진 다면 삼진을 잡아 게임을 끝낼 수 있다. 또 아웃의 기회도 더 얻게 된다. 1사 일 땐 내야 땅볼로 더블 플레이 유도할 수 있고, 2사일 땐 삼진, 뜬공 등으로 아웃을 잡아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을 이어나갈 수 있다. 만루 작전의 기본 의미는 상대편에게 “우리 팀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시카고 컵스의 만루 상황

그렇다면, 만루작전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될까? 통상적으로 경기 후반에 팀이 간신히 이기고 있는 순간 (넉넉하게는 3점 차, 적게는 케네디스코어로 이기고 있는 경우)에 극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간신히 이기고 있는 수비팀의 투수가 흔들려 일반적으로 1 사 또는 2 사 2, 3루 상황이 됐을 때 감독은 투수에게 만루 작전을 지시한다. 상대팀의 중심타자 또는 그날 컨디션이 좋거나 통산 득점권 타율이 좋은 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라고 말이다.

 

KB금융그룹과 GM 자동차

경영에서 만루 작전 즉 배수진을 펼친다는 것은 일종의 기업이 벼랑 끝에 위기에 서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KB금융 경영진은 국민 카드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에 책임을 통감하고 일괄 사퇴서를 제출했다. 계속되는 영업 부진에다 구조조정을 위해 대한전선의 재벌 3세가 사장직에서 자진 사퇴를 하면서 경영권을 스스로 포기한다. 채권단이 위탁 경영의 배수진을 치고 채무의 책임이 있는 자동차 회사 GM을 압박한다. 모두 배수진을 친 극약 처방, 일종의 만루 작전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만루 작전은 삐끗하면 모든 것을 잃는 상황으로 배수의 진을 친 후, 경영자와 이사진이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제스처를 포함한다. 사실 아무도 기업의 채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회피가 돼버리면 정말로 기업을 통째로 잃을 수도 있는 작전이기도 하다. 실패 시 자존심과 스타일을 다 구기는 것이 바로 만루 작전인 것이다.

 

홈런왕 배리 본즈

만루 작전의 좋은 예와 나쁜 예를 살펴보자. 1998년 5월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맞붙은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가 6-8로 끌려가고 있었다. (점수 차가 2점 차라는 것을 기억하자) 9회 말 2 사 만루에서 샌프란시스코의 강타자 배리 본즈가 타석에 들어섰다. 배리 본즈가 누구인가.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지금은 빛이 바래긴 했지만, 신이라 불린 사나이, 756개의 홈런으로 행크 에런이 가지고 있던 홈런 기록을 갈아 치운 대 타자 아닌가. 애리조나의 감독 벅 쇼월터는 마무리 투수 그렉 올슨에게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왜? 본즈니까 내려야만 했던 지시였다. 그 당시 본즈가 치면 최소 2루타였으니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최소 8-8 동점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3COM 파크(1999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에 모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상징인 오렌지 물결이 파도치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쇼월터는 본즈를 고의사구로 걸러 1점을 주고 8-7의 상황에서 경기를 매듭짓는 만루 작전을 썼다. 이 작전은 주효했다. 애리조나가 샌프란시스코를 8-7로 이긴 것이다.

비록 박빙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경기 후 쇼월터의 만루 작전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과연 본즈를 거른 것이 정면 승부를 지향하는 스포츠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냐는 논란이었다. 본즈 입장에서는 포수가 공을 빼는 데. 일부러 공을 쫓아가서 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리 강타자라도 상대팀이 고의사구로 거르려고 들면, 어쩔 수 없이 걸어나가야 한다. 타자를 고의 사구로 걸러낸다는 것은 지금이나 예나 정면 승부를 피하는 비겁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즉 만루 작전은 좋은 말로 만루를 만든다는 것이지, 다른 말로 한다면 가장 뛰어난 타자에게 기회를 빼앗는 치킨 게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때 쇼월터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혔다. “본즈는 이 시대 최고의 타자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를 상대하는 대신 한 점을 주기로 했다.” 쇼월터는 팀의 승리를 위해 본즈가 최고임을 겸허히 인정했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 그렉 올슨이 다음 타자인 브렌트 메인을 잡아내 쇼월터의 결정이 현명했음을 증명했다.

세인트 루인 스의 매 써니 감독

그렇다면 한 점차의 초 박빙의 승부일 때 실시된 만루작전은 어떨까? 실패도 했고 성공도 했다는 말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상황에 못 이겨 실시된 작전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2013년 세인트루이스는 결정적인 만루작전을 포스트시즌에서 두 번 사용했다. 한 번은 피츠버그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 또 한 번은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6차전이었다. 피츠버그를 상대한 디비전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앞선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홈에서 한 경기를 내준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 써니 감독은 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의 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2-2동점이던 6회 말 1사에서 일어난다.

그때 매 써니 감독은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던 피츠버그의 페드로 알바레즈를 거르고 만루작전을 감행했다. 팀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세스 매니스가 후속 타자 러셀 마틴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줬던 것이다. 알바레즈를 거른 것도 잠시, 뒤 타자가 러셀 마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러셀 마틴 또한 충분히 공을 외야로 보낼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타자였기 때문이다. 마틴은 매니스의 91마일 낮은 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중견수 플라이를 기록, 피츠버그가 3-2로 1점 앞서나가게 된다. 이후 8회 초 벨트란의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기는 했으나, 8회 말 곧바로 알바레즈와 마틴에게 1타점씩을 내줘 5-3으로 경기를 내줬다. 결과론적으로 이전 타석에서 내준 고의사구와 희생플라이는 이 둘의 기를 살려준 결과가 된 것이다. 결국 이 시리즈 3차전은 세인트루이스의 패배로 돌아갔고 오히려 세인트루이스는 전적에서 밀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우여곡절 끝에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는 낭보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가 월드 시리즈에서 상대했던 팀은 하필이면 밤비노의 저주(1920년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시킨 후, 보스턴이 86년 동안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을 루스의 애칭인 밤비노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를 깨고 승승장구하던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한 번이라도 지면 끝장인 6차전 3회 말. 1 사 만루에서 세인트루이스는 다시 보스턴을 상대로 만루 작전을 펼쳤다. 세인트루이스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데이비드 오티즈를 세 번 모두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데이비드 오티즈야말로 빅 파피라 불리는 가장 위대한 클러치 히터(득점 기회가 생겼을 때 주자를 불러들이는 능력이 탁월한 타자) 아닌가. 보스턴에서 해결사의 역할을 도맡아 하는 그를 피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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